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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바이블 2 – Kindle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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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일 동안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 바이블 2′를 iTunes Bookstore에서 찾을 수 없다고 항의/문의가 들어왔다. 실은 iTunes에서 스타트업 바이블 2를 당분간 내렸다.

아 이북스를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전자책 판매를 시작했고 그동안 요구맹 출판사와 같이 아주 자세히 판매실적을 모니터링을 해왔는데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특히 스타트업 바이블 1권 종이책의 실적과 비교했을때 전자책 판매 실적은 정말 형편 없었다 (약 1/10 수준). 정확한 원인은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내가 단기적으로 내린 결론은 1. 아직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2. iTunes가 아직 한국에서 오픈되지 않았다, 정도인거 같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쓰겠다.

다만, 미비하지만 전자책 판매실적을 분석해보면 몇가지 재미있는 트렌드가 보이는데 바로 아마존의 강세이다. 한국에서 킨들이 보급되지 않았고, 아마존 코리아가 있는것도 아닌데 아마존에서 스타트업 바이블 2의 판매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리디북스나 예스24도 꾸준히 판매는 되고 있지만 아마존 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몇개월 동안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당분간 iTunes에서 스타트업 바이블 2를 내리고 아마존을 통해서만 판매를 해보기로 했다.

여기서 구매할 수 있다: 스타트업 바이블 2 킨들 버전


가족한테 투자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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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어떤 젊은 친구랑 밥을 먹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배 대표님, 실은 저희 아버님께서 대기업 CEO입니다. 할아버지는 이름만 들으면 아는 K씨고요. 전부터 부모님께서 3억 정도 종잣돈을 대주시겠다고 하는데, 영 껄끄럽더라고요. 나중에 잘못되면 아버님 보기도 미안하고요. 도리가 아니라 거절했습니다.”

나는 밥먹다가 젓가락을 책상에 던지면서, “야 이 새끼야! 너희 아버님 돈은 잘못되면 미안하고 우리 돈은 잘못돼도 괜찮다는 말이냐!” 라고 버럭 한마디 해줬다.

가족의 돈으로 사업을 하는거에 대한 독자분들의 생각은? 한국과 미국을 막론하고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대로 가족의 돈으로 사업을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완전히 반대다. 초기 펀딩을 유치할 시점에는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제품이 없다. 단순한 아이디어 또는 아주 early alpha 버전만 가지고 있을텐데 이걸 가지고 기관 투자자한테 투자를 받는다는건 정말 힘들다. 과거에 성공적으로 exit한 경험이 없거나 지금 잘나가는 제품이 없으면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투자를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 시점에 유일하게 나를 믿어주고 제품이나 아이디어 보다 ‘나’라는 사람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즉, 가족 또는 친구들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투자받으면 좋다. 내 천사들은 항상 주위에 있고 나를 잘 안다. 막말로 사업하다 망해도 내가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감옥 갈 일은 (거의) 없다. 또한, 가족한테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향 후 기관 투자자들한테 아주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다. 창업가 자신의 돈, 땀, 피, 노력 그리고 창업가 가족의 돈까지 스타트업에 쏟아 부었다면 정말로 이 창업가는 완전이 올인하고 있구나 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 내가 하려는 서비스도 유행을 탄다. 언제 유행이 끝날지 모르니, 돈을 주겠다면 아는 사람 돈은 무조건 받아서 빨리 시작해야 한다. 도리 어쩌고는 핑계다. 그런 창업가는 자신이 없는 것이다.

가족이 투자를 하겠다면 고맙게 생각하고 맘 바뀌기 전에 빨리 받아라.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죽을 힘을 다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성공해라. 성공해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면 된다.

From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17 – 가족이 투자하겠다면 축복이다, 받아라

지분 희석 개론

비만 창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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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개발자나 비디자이너 출신의 창업가들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나는 계속 해왔다. 그래서 우리도 Strong Ventures에서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없는 창업팀이라면 왠만하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예외도 있는데 그건 창업가가 이미 성공경험이 있어서 능력있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쉽게 모을 수 있는 경우이다). 우리가 투자를 매우 꺼려하는 또 한가지 경우가 있는데 바로 ‘비만’ 창업팀이다. 다시 말하면 lean하지 않은 창업팀인데 초기 창업팀/팀원이 너무 많은 경우를 말한다.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에 4명 이상의 인력이 있다면 이건 내 눈에는 비만이다. 지방이 너무 많이 끼여있는 거다.

최근에 만난 2개의 팀이 있다. 한 회사는 9명, 다른 회사는 11명이 있었다. 운 좋게 부자 부모 만난 창업가랑 다른 사업을 소유하고 있는 창업가가 있어서 초기 자본은 스스로 마련했다. 사업을 시작한지는 반년이 넘었는데 두 팀 모두 10명의 인력을 가지고도 아직 제대로된 제품 하나 시장에 출시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매달 인건비로 거의 2 ~ 3,000만원이 나가고 있었다. 재미있는건 10명 직원 중 개발자는 2명 밖에 없고 나머지는 다 영업, 마케팅 그리고 back office 인력들이었다. CFO라는 사람도 어디서 영입을 해왔다.

이런 회사들은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아직 제품도 없는 회사가 무슨 영업과 마케팅 인력이 필요한가? 그건 아직 할 필요도 없고, 만약에 해야한다면 대표이사가 이 시점에서 직접 해야할 일들이다. CFO? 돈 한푼 못벌고 매달 고정 비용만 나가는 회사가 무슨 회계를 해? 그것도 사장이 엑셀이나 구글닥스로 하면 된다.

왜 이런 비만 창업팀이 만들어질까? 근본적인 이유는 창업자들이 비개발자/비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인문학도 3명이 일단 회사를 차린 후 여기저기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데려와서 회사를 꾸리면 5명이 훌쩍 넘어버린다. 근데 초반에 실제로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은 개발자와 디자이너고 3명의 창업 멤버들은 솔직히 하는일이 없다. 그냥 잉여인력으로 회사돈만 까먹는다. 뭘 만들 줄 모르니 어쩔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직접 창업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개발자 1명, 디자이너 1명 이렇게 2명이면 몇 달 안에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코딩할 줄 아는 디자이너라면 혼자서도 몇달만에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날씬한’ 팀과 위에서 말한 ‘비만’ 팀을 비교 해본다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어떤 회사의 성공 확률이 더 클지 대충 판단이 설 것이다.

Instagram의 경우를 한번 보자.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거의 1조원의 가격에 인수되었을때 이 회사 직원 수는 13명이었다 (물어보는 사람마다 조금은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11명이라고 한다). 13명의 똑똑한 젊은 친구들이 1년 반 만에 1조원 짜리 회사를 만들었다. 위에서 말한 제품도 없는 9명 팀원의 스타트업은 자신들의 회사의 가치가 과연 얼마라고 생각할까? 분명히 6,900억원은 아닐 것이다.

관련 포스팅:
-개발자가 슈퍼스타다
-디자이너가 슈퍼스타다

20 마일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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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책을 많이 안 읽었는데 짐 콜린스의 ‘Great by Choice’는 즐겁게 읽었다. 그의 책들은 항상 주옥같은 사례와 교훈으로 가득한데, 이번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그가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꾸준한 ’20마일(=32km) 행군’이다.

20마일 행군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서 콜린스씨는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아문센과 실패한 스콧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서 잘 설명한다. 1911년 12월 12일, 아문센 팀은 남극에서 45마일 떨어진 지점에 도착했다. 그들은 이미 춥고 험한 산을 넘어서 650마일 이상 어렵게 왔고, 조금만 더 분발해서 24시간 연속 행군을 하면 한번에 남극점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아문센은 무리하지 않고 딱 17마일만 행군했다. 탐험 내내 아문센은 팀원에게 ‘꾸준함과 지속성’을 강조했다. 화창한 날씨에도 15~20마일만 행군했고 눈보라가 치는 악조건에서도 마찬가지로 15~20마일을 행군했다.

결국, 아문센 팀은 남극점을 먼저 정복했다. 하루 평균 15.5마일을 이동한 셈이다.

반대로 스콧 팀은 날씨와 조건이 좋은 날은 쓰러질 때까지 행군하고, 악조건에서는 텐트에 남아서 나쁜 날씨만 탓하면서 행군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 또한 남극점에 도착했지만, 아문센에게 뒤진 걸 알고 낙심했고 돌아오는 길에 모두 동사했다.

모든 창업자들은 이 ’20마일 행군’의 법칙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짐 콜린스는 수십 년 넘게 성공을 유지하는 위대한 기업 뒤에는 바로 20마일 행군 법칙이 있다고 한다.

2008년 미국에서 뮤직쉐이크 업무를 시작했을 때 최단 시간에 최대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당시만 해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둘러 싸여있으니 난 항상 바쁘고 초조했던 것이다. 특히 우리와 같은 음악 분야에 Playlist란 서비스가 있었는데 2006년 중반에 사용자가 50만 명이었는데 2년 만에 2,000만 명으로 3,900%증가했다. 이런 서비스를 보면서 일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나는 급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만 찾고 있었다.

하지만 Playlist는 끊임없는 저작권 소송과 경영진 불화로 급격하게 성장한거 보다 더 급격하게 하락했고 적절한 수익 모델을 찾는데 실패해서 지금은 거의 죽은 서비스가 되었다. 반대로 뮤직쉐이크는 아직 살아있고 조금씩, 아주 꾸준히 성장을 했다. 방문자 수는 Playlist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주저앉지 않고 성장해서 회사 운영에는 문제가 없었다.

급성장보다는 꾸준한 성장이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룻밤에 백만 명의 얼리 어답터들이 갑자기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고 해서 우리 서비스가 실제로 돈이 되는 ‘시장’을 찾은 게 아니라는 걸 모두 명심하기 바란다 (물론 페이스북과 같은 예외도 있다).

영화 감독 Woody Allen도 인터뷰에서 “하루에 3~5시간만 일하면 능률이 훨씬 더 오릅니다. 저한테 가장 중요한 거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타자기 앞에 앉아 있는 거죠”라고 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에 20마일만 꾸준히 가자. 그러면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한다. 다만, 정상이 어딘지는 정확하게 방향을 알고 가자.

From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33 – 매 순간 전력질주를 하면 장거리를 못 간다

소셜 인기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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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SNS’라는 약자는 족보가 없다. 미국에서는 SNS라는 말을 사용하지도 않고, 무슨 말인지 거의 모른다. 그러니까 미국인들 대상으로 발표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면 ‘social media’ 정도로 말하는게 맞다.

요샌 정말 소셜 미디어의 세상이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만 되면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플러스, 링크드인 등을 쓰면 자기 브랜드를 만들고,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싸게 스타트업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나도 꽤 많은 사람이 읽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던 2007년도에는 트위터는 존재하지 않았고 페이스북도 주위 그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는 않았을 때이다. 내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시작한 계기는 2010년 8월 ‘스타트업 바이블’을 출간하면서 였다. 돈은 별로 없고, 싸게 책을 홍보하기에는 딱 좋은 미디어였기 때문이다.

촌놈이 처음으로 책을 출간하고 갑자기 여기저기서 질문과 강연 문의가 들어오니 나는 신나서 나 자신과 책을 홍보했다. 뭔가 일이 잘 풀리면, 그걸 두 번, 세 번의 성공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정작 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아무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얘기와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갑자기 페이스북 친구가 몇 명이고 트위터에 팔로어가 몇 명인지 챙기고 신경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금방 정신 차렸고 난 생산을 해야하는 사람이지 소비하는 사교계 인사가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나는 유익한 내용이 아니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않는다 (책 관련해서는 계속 홍보는 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배울 게 있는 사람만 팔로우한다.

6개월 전에 실리콘 밸리에서 갓 알을 깬 스타트업 창업팀과 인사할 기회가 있었다. 창업자는 아직 제품도 안 냈는데 사전 마케팅과 ‘붐업’을 잘해서 이미 회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팬을 5,000명 넘게 모았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차례 페이스북 친구들한테 회사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요’하라고 메시지를 보낸다고 한다. 제품도 없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참고로 Coca-Cola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하는 팬은 5,700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한 컨퍼런스에서 만난 코카콜라 소셜 마케팅 담당자에 의하면 5,700만 명을 가지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는 스스로 빛을 내며 자신을 알린다. 소셜 미디어는 부가적인 홍보 수단일 뿐이다.

소셜 미디어는 남용하지 말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게 좋다.

From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34 – 소셜 미디어 인기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

‘스타트업 바이블 2′종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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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오래 읽으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 과정에 존재하는 거품과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작가에서 독자로 direct로 갈 수 있도록 ‘스타트업 바이블 2′는 전자책으로만 출판을 했다. 한국은 미국보다 전자책 도입이 느리지만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의 빠른 보급,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인구가 대중교통에서 보내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 그리고 엄청난 컨텐츠 소비량의 증가와 같은 현상을 감안했을때 한국의 전자책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지금까지 썩 좋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결과는 절대적인 책 판매량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거다. 책에 대한 피드백과 관심도와는 별개다). 특히, 스타트업 바이블 1권 종이책과 비교해보면 정말로 처참하다.

출간 후 첫 3개월치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3,613 vs. 358로 거의 10배가 차이난다. 특히 첫 한달 판매량은 스타트업 바이블 1 종이책 – 3,077권, 스타트업 바이블 2 전자책 – 191권으로 그 차이는 더 심하다. 왜 이럴까? Mary Meeker의 보고서만 봐도 이제 종이책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는 느낌을 받는데 내 전자책은 왜 이렇게 성적이 저조할까?

내가 출판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자책이 잘 안팔리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 플랫폼: 작년 10월 한국에 나갔을때 느꼈던건 우리나라에는 충분히 많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이 배포되었고, 지하철에서 70% 이상의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컨텐츠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도 전자책이 독자들의 기기로 가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건 아직 iTunes Store가 한국에서 정식으로 오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바이블2는 아이북스의 quality가 가장 좋다).
  • 독서문화: 전자책의 장점은 독자들이 서점에 갈 필요없이 손가락으로 언제나 바로 책을 – 주로 종이책보다 더 저렴하게 –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잡한걸 싫어한다. 그래서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더 매력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틀린 생각이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책은 매우 특별한 물건이다. 물리적으로 만질 수 있어야 하며, 책장에 진열되어 있는 책을 보면서 정신적으로 흐뭇해질 수 있어야 한다.

혹시 ‘스타트업 바이블2′의 내용이 형편없는건 아닐까? 내가 작가로써 보장하건데 ‘스타트업 바이블2′의 내용이 ‘스타트업 바이블1′보다 더 탄탄하고 재미있다. 절대로 1권에 뒤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컨텐츠의 수준 때문에 2권의 판매가 저조한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이 잘 안되어서? 책에도 관련 내용으로 여러 챕터가 있지만 나는 돈 들이는 마케팅 따위는 믿지 않는다. 컨텐츠가 좋다면 알아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유기적으로 마케팅이 된다. ‘스타트업 바이블2′의 컨텐츠는 최고다. 하지만, 전자책 유통의 문제점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한테 배포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서 입소문의 속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아주 중대한 결정을 했다. ‘스타트업 바이블2′를 종이책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물론 나도 오랜 시간과 기회비용을 희생하면서 쓴 책이라서 손익분기는 하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이렇게 좋은 내용이 전자책 플랫폼의 한계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한테 읽혀지지 않는게 안타깝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출판사를 통해서 종이책을 배포하는건 아니고 Amazon과 교보문고의 POD (Print On Demand) 서비스를 이용한 종이책이다. 대량의 책을 인쇄한 후에 판매하는게 아니라, 독자들이 주문을 할때마다 책을 하나씩 on demand로 찍어서 판매를 하는 방식이다. ‘POD’라는 단어가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는데, quality는 일반 책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오히려 더 좋다) 안심하고 구매해도 된다.

교보문고에서 스타트업 바이블2 종이책 구매
아마존에서 스타트업 바이블2 종이책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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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icon Valley로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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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무조건 실리콘 밸리로 와서 창업하세요.” 나랑 내 파트너 John이 항상 주장하는 조언이다. 큰 시장을 넘보는 걸출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한국 벤처라면, 실리콘 밸리는 사람과 돈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다.

왜? 일단 실리콘 밸리는 기후가 좋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북쪽 지역인데 여름은 습도가 낮아서 기온이 높아도 덥지 않고 겨울은 비만 오지 춥지도 않다 (올해는 조금 예외였다). 연중 햇빛이 비치고 평균기온은 15도 내외다. 벤처의 핵심은 사람, 돈, 아이디어인데 실리콘 밸리는 이러한 환경적인 조건 때문에도 세계에서 사람이, 그리고 사람 따라 돈이 제일 집중되는 지역이다.

실리콘 밸리 하면 스탠퍼드와 UC 버클리 대학 (한국에서는 그냥 ‘버크리’라고 한다)을 빼놓을 수 없다. 아마도 우리가 아는 tech 회사와 스타트업의 90% 이상이 이 두 대학교와 무슨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 두 대학은 게다가 공과대학이 아니라 모두 종합대학이다. 엔지니어 말고도 인문, 예술, 경영 분야에 인재가 많다. 그래서인지 스탠퍼드, UC 버클리는 인재를 배출하고, 인재는 완벽한 기후에 홀려 실리콘 밸리에 한번 발을 붙이면 떠나지 않는다.

벤처를 하려면 같은 부류의 사람이 많은 실리콘 밸리가 좋다. 비범하고 창의적인 창업자/엔지니어/디자이너가 넘쳐 흐르기 때문이다. 열정과 창의력이 있는 사람은 ‘끼리끼리’ 모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재가 몰려서 비즈니스를 만들고, 좋은 비즈니스에 돈이 다발 채로 투자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토착 실리콘 밸리를 만들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지만 성공 사례가 드문 이유는, 실리콘 밸리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일류대학을 단기간에 조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실리콘 밸리 VC들을 빼놓을 수 없다. 전에 나는 페이스북의 초기 대량 투자를 성사시켰던 ‘영업하는 VC’ Kevin Efrusy에 대해서 쓴 적이 있다. 그와 같이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은 ‘초 공격 투자 철학’으로 다른 VC를 압도한다. 페이스북도 원래는 동부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 기숙사에서 창업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처음에는 보스턴 기반의 VC에게 손을 벌렸지만, 모두 다 주춤하는 사이에 저커버그는 서부 실리콘 밸리로 이주했고 거기서 바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물론 이 말들을 잘못 해석하지 말자. 나는 분명히 선택의 여지가 있고 여건이 된다면 실리콘 밸리로 오라고 했다. 그냥 무조건 오라는 말은 아니다. 언어, 비용, 전략 그리고 왕도없는 비자 문제…이 모든게 한국의 창업가가 해결해야할 숙제이다. 특히, 얼마전에 John이 영어에 관련된 아주 좋은 글을 썼는데 영어는 기본이다.

From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16 – 태평양을 건너 실리콘 밸리로 오라


실리콘 밸리가 한국에 투자하지 않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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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창업가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 VC는 미국이 아닌 외국에 본사가 있는 벤처에는 잘 투자하지 않는다는걸. 왜 그럴까? 세부적인 이유야 VC마다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내 경험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실리콘 밸리 VC가 한국이 본사인 벤처에 투자하지 않거나 투자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다:

  • 창업팀과의 물리적인 거리 – 미국 투자자들은 투자 요건 중 창업팀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관계가 끈끈해지려면 가까이 있어야 한다. VC의 입장에서 같은 언어를 하고, 같은 지역에 사는 미국인 창업팀을 알아가기도 바쁜데, 언어도 다르고 시간대도 다른 한국의 벤처와 소통하려면 꽤 불편하다. 게다가, 투자하면 1년에 주로 4번 하는 이사회 때마다 한국으로 가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 관리와 도움 – VC는 투자에서 역할이 끝나지 않고, 투자한 회사를 지속해서 도와야 한다. 그런데 한국 투자 경험이 없는 실리콘 밸리 VC는 한국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기에는 한국 시장을 잘 모르고 한국 내 인맥도 별로다.
  • Lead 투자자 – 2개 이상의 VC가 특정 벤처 기업 투자에 참여했을 때 이 중에서 주도권을 갖고 투자에 대한 ‘총대’를 매는 VC를 리드(lead) 투자자라고 한다. 한국 벤처가 투자받으면 위에서 나열한 몇가지 이유로 인해서 주로 한국의 VC가 리드 투자자가 된다. 그런데 실리콘 밸리 VC는 한국 VC를 잘 모른다. 실리콘 밸리의 최근 투자 행태를 보면, 리드 VC가 투자 결정을 내리면 과거에 같이 투자해봤거나 친한 다른 VC는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그냥 공동 투자한다. 하지만, 아직 한국 VC와 실리콘 밸리 VC 간의 이러한 관계는 성립되지 않고 있다.
  • 복잡한 절차와 paperwork – 국가마다 기업 법률, 세금, 감사 제도가 다르다. 아쉬울게 별로 없는 실리콘 밸리 VC가 한국 상법이랑 세법까지 알아야 하나? 골치 아픈 문제다. 또한, 투자란 많게는 수백억 원의 돈이 오가는 절차라 세금도 무시 못한다.
  • 그들의 투자자 – VC들도 대부분 자기 돈이 아닌 남의 돈을 관리해 주는 사람들이다. 벤처기업이 VC들한테 투자를 받듯이, VC들도 다른 기관이나 개인들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그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다. 전문용어로는 돈을 관리하는 VC들을 GP (General Partner)라고 하며,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LP (Limited Partner)라고 한다. 어떤 미국 LP들은 해외에 아예 본인들 돈이 투자되는걸 꺼려한다.

근데 위에서 나열한 이유들은 솔직히 뜻이 있고 돈만 좀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시간이 좀 걸리고 귀찮을 뿐이지, 이런 장애물들을 해결하고 한국에 투자를 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 VC들이 분명히 있긴 있다. 하지만 왜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 벤처에 투자하지 않을까?

간단하고 상식적이다. 한국 벤처기업들의 팀이 후졌고, 제품도 후졌기 때문이다. 생각해봐라; VC들은 투자자들이다. 아무리 어려움이 존재해도 좋은 투자라면 투자자들은 지옥불에 몸을 던져서라도 투자 방법을 찾는다. 만약에 Facebook이 한국 벤처였다면 실리콘 밸리 VC들이 투자하지 않았을까? 분명히 방법을 찾아서 했을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투자를 받고 싶으면? 이 또한 간단하다. 좋은 팀을 만들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라. 그래서 한국 시장보다 훨씬 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라.

From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15 – 벤처 투자는 태평양을 건너기 어렵다

돈은 줄 때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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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타트업 바이블’ 1편에서 너무 많이도, 너무 적게도 말고 필요한 만큼만 투자받으라고 했다. 다만, 모자라게 받지만 말라고 했다.

이제는 아니다. 세상이 바뀌었다. 최대한 많이 받자. 호경기와는 달리,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주식 시장이 불확실하고 VC 자금의 가용성과 회사 밸류에이션 자체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한다. 투자자들은 이젠 초단기 투자를 꺼리기 시작했다. 1년도 안 된 스타트업이 터무니없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상장됐다가 바로 추락하는 사례를 자주 봤기 때문이다. 이제 관록 있는 투자자라면 단시간 동안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보다는, 장기적으로 시장과 경기의 변덕을 견디며 꾸준히 성장하는 기회를 선호한다.

장거리를 뛰려면 벤처 또한 탄탄한 자금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인터넷 최강자 구글이라도 싸구려 서버도 구할 돈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다. 변덕스런 주식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자금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그건 초기부터 매출을 만들던지 매출을 만들때까지 버틸 수 있는 투자금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Marc Andreessen의 투자와 투자금액에 대한 조언은 다음과 같다:
1. 투자받으려면 최대한 많이 받으라. 자신만만한 창업자는 미래에 더 유리한 조건에 투자유치가 가능하다고 보고 당장은 필요한 만큼만 투자받는다. 사실 회사 운영을 잘하면 문제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유 자금을 마련하지 않는 것은 벤처 전체를 거는 도박이다.
2. 회사의 경영권을 넘길 정도로 많이 투자받지는 말라.
3. 투자를 많이 받아서 벤처가 크게 성공하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크게 성공한다(물론 더 좋은 조건에 더 적게 투자받아서 같은 수준으로 성공하면 더 크게 성공한다).
4. 투자를 일부러 적게 받았는데 갑자기 경기가 나빠지고 자금이 떨어져서 스타트업이 망할 수도 있다. 이러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가 실패다. 이런 위험을 무시하고 굳이 돈을 적게 받을 가치가 있을까?
5. 일반적으로 투자는 무조건 많이 받는 게 좋다. 특히 이런 불경기에는 내부 및 외부의 위험 요소에 대비해서 보험 든다 생각하고 투자를 많이 받아놓는 게 유리하다.

그렇다고 투자를 많이 받아서 스타트업한테 무조건 유리한 것은 절대 아니다. 괜찮은 조건에 필요 이상으로 투자를 받으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는 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걸 명심하자. 투자자들의 지분과 기대가 더 커지기 때문에 이왕 하려면 크게 성공하겠다는 자세로 (go big or go home 자세) 스타트업을 운영해야 하며, 앞으로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려면 과거 투자 시점보다 확연하게 달라진 회사의 양적 및 질적 성장을 명확한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돈은 필요하면 받는 게 아니라 줄 때 (있을때) 받아야 한다.

From ‘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19 – 투자는 최대한 많이 받아서 비상시에 대비하라

스타트업 바이블2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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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투자도 하지만, 투자한 스타트업들과 거의 co-founder 수준으로 같이 일을 하기도 한다. 벤처를 운영함에 있어서 성공 공식이란 없다. 매번 다르고, 새롭고, 매우 힘들다. 그럴때마다 나도 내가 쓴 책을 포함한 여러가지 자료와 경험들을 타산지석으로 삼는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바이블 2′의 명언들을 한번 추려봤다. 각 계명 별로 정리를 해봤고, 그 계명에 대한 상세 포스팅을 과거에 한적이 있으면 링크를 걸었다.

종이책 《스타트업 바이블 2》 샘플 by 요구맹

계명 01 – 시작이 전부다
“(예비) 창업자에게 가장 힘든 결정은 바로 시작 그 자체다.”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한 말이다. 벤처 창업은 시작이 반이 아니라 ‘전부’다. 채용, 투자 유치, 영업 등 운영상의 문제는 나중 일이다. 난 이미 창업을 해봤고 주위의 수많은 벤처 기업을 관찰해왔는데, 시작하기 정말정말 어렵다.

간혹, 주위의 미혼남녀 중 “부모님께서 반대하셔서요.”라며 창업을 못하는 경우를 본다. 부모님 반대보다는 자신의 나약함과 우유부단함을 부모님 탓으로 돌리는거다.

사람은 더 편하고 덜 위험한 차선책이 있으면 반드시 그 차선책 쪽으로 발이 가고 몸이 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혹시 이게 안 되면’하고 차선책을 생각하기 쉽다. 차선책을 마련하는 일은 일반적으로 좋은 전략이지만, 창업 여부를 정하는 결정에서 차선책은 도움보다는 방해물이다.

창업 시작 조금 쉽게 안 될까? 안된다. 따라서 “믿어라, 받아들여라, 그리고 도약하라”는 신념의 도약이 필요하다. 일단 시작부터 해보라고 권한다. 나중 일은 그때 가서 대처하면 된다.

계명 02 – 벤처 현장은 대학 계급장이 필요없는 전장이다
사실 대기업 입사는 명문대 계급장이 있으면 유리하다. 그러나 맨땅에서 시작하는 창업에서도 명문대 출신만 성공하란 법 있나? 분야와 시대는 다르지만 현대 그룹을 창업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초등학교만 나왔다.

명문 대학 계급장은 오히려 창업의 장애물일 수도 있다고 본다. 자부심과 두려움 때문이다. 창업자가 창업해서 실패할 확률은 높게는 90%나 된다. 그래서 명문대 출신은 실패하면 남들이 흉볼까봐 안정적인 대기업을 택해 안주하기 쉽다.

일류 대학을 나오지 않은 창업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오히려 더 열심히 노력하며, 동문 층이 두텁지 않으므로 사회 밑바닥부터 성실하게 일을 배워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을 수 있다.

“창업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학교입니다.” 꼭 기억해두자. 사실 대학은 직업 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창업을 잘하는 것과 대학은 전혀 별개의 문제란 이야기다.

계명 03 – MBA 갈 돈으로 창업하라
(MBA 학위 가치는) “마이너스 25만 달러죠.” -가이 가와사키

나도 MBA 과정에 발을 담가봐서 아는데, MBA는 대기업, 컨설팅, 은행 또는 중견 벤처에 취업할 때 아주 유용하다. 하지만 실제 창업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벤처 창업을 해보니 MBA 과정에서 배운 어떤 이론이나 사례도 통하지 않았다. 이론은 말 그대로 실용성이 떨어지는 일반론이며, 다른 기업의 사례는 말 그대로 다른 회사의 사례일 뿐이다. 내 경험상 벤처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요즘 MBA 과정에서 벤처 창업 관련 수업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벤처 창업과 창업가 정신을 학교 교수가 가르친다? 내 관점에서는 교수 대부분이 스스로 한 번도 제품을 만들거나 팔아보지 못한 책상물림 학자인데, 어떤 이론과 사례를 거부하고 매 순간이 예측 불가능한 벤처 세계를 학자가 어떻게 가르치나?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벤처 현장은 전쟁터다.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시대로 움직이지 말고 현장에서 싸우는 자신이 직접 현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서 즉각 행동해야 한다. 이런 기술은 책으로 못 배운다. 오로지 몸으로 부딪히고 쓰러지고 일어나는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다.

MBA 학위는커녕 학사 학위도 없는 젊고 거침없는 청년이 세상을 바꿀만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한다. 하버드를 중퇴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나 졸업을 6개월 앞두고 MIT를 중퇴한 드롭박스 공동 창업자 아라쉬 퍼도우스키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부 더하고 경험 더 쌓고 창업하려고 MBA 과정 2년을 보내는 건 마치 40대에 섹스하려고 20~30대에 체력을 비축하는 거와 같다. 창업하려고 MBA 학위를 고민하지 마시라. 그냥 당장 창업해라.

계명 04 – 사업 계획서는 필요 없다
“우린 신청 양식과 인터뷰만으로 투자를 결정합니다. 데모는 재밌게 보지만 사업 계획서는 절대 안 봐요.” 벤처캐피털 기업 Y 콤비네이터의 공식 입장이다.

10년 전에는 투자를 받으려면 5개년 매출을 정교하게 예측한 사업 계획서가 필수였다. 하지만 《스타트업 바이블》 1편에서 나는 사업 계획서를 완벽하게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편을 쓰면서 말을 바꾸겠다. 완벽이고 자시고, 벤처는 사업 계획서를 아예 쓰지 말라.

사업 계획서는 창업자가 아이디어를 종이에 써댄 장밋빛 동화이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라서 상품이 없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팔지 못한다. 프로토타입을 빨리 만들자. 창업자는 사업 계획서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형태를 갖춘 프로토타입을 뚝딱 내놔야 한다.

계명 05 – 혼자 창업하지 말라
Y 콤비네이터의 폴 그레이그레이엄은 스타트업을 무너뜨리는 가장 큰 첫 번째 실수가 바로 ‘단 한 명뿐인 창업 팀’이라고 말한다.

창업자가 한 명이라면 동업자를 찾고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또한, 주위 사람이 창업자의 비전과 능력을 못 미더워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가장 친한 친구나 가족도 설득하지 못하면 창업자의 자신감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창업은 보기보다 어렵고 외롭다. 가족의 반대와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 특히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 감당한다는 자체가 스트레스다. 바람 잘 날 없는 벤처를 운영하다 받는 스트레스는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같이 가면 외롭지 않은, 벤처의 고행길을 동행할 동료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 게놈 프로젝트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1인 창조 기업은 크게 성장하기가 어렵고, 2인 창조 기업보다 성장하는데 3.6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까칠하기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도 인터뷰에서 “전 사업하면서 비틀즈를 모델로 삼아요. 4명이 서로 단점을 보완하면서 균형을 잡거든요. 사업에서 혼자선 신통한 일을 못해요”라며 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적인 창업 인원은 2명 또는 3명이다. 난 3명을 선호한다. 3명 일 때 경우의 수를 나열하면 1) 모두 찬성 2) 모두 반대 3) 두 명 찬성, 한 명 반대 4) 한 명 찬성, 두 명 반대이다. 어느 상황에서도 다수결을 따를 수 있어 신속하고 공정하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계명 06 – 창업은 저렴하다 I
“페이스북 같은 기업을 시작하려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동 창업자들이 계속 학교에 남았다면, 2년 후 페이스북이란 위대한 기업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학생도 큰 자본금 없이 창업할 수 있을 만큼 벤처 창업이 저렴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폴 그레이엄이 말하는 창업비용 절감의 이유. 저렴해진 하드웨어; 오픈 소스 무료 소프트웨어; 무료 소셜 마케팅; 인건비 절감

가이 가와사키의 창업비용 절감의 이유. 빌려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 불경기로 인한 넘치는 좋은 인력; 기술 발달로 인한 재택근무

인터넷 사업만큼은 큰 초기 투자비용 없이도 얼마든지 창업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저렴하게 창업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임을 명심하라.

계명 07 – 창업은 저렴하다 II
인터넷 기반의 웹 서비스만 온갖 혜택을 받아 저렴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다.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서 필요 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본 개념은 IT 서비스나 제조업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창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큰 초기 자본 없이도 가능하다.

계명 08 – 창업은 발명이 아니다
“정말로 창업하고 싶지만, 세상을 바꿀만한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없어요. 어떻게 하죠?” 한국과 미국을 막론하고 예비 창업자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다시 진지하게 말한다. 창업은 발명이 아니다.

창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신제품을 발명하는 게 아니고 이미 존재하는 제품을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편리하게 변형하는 재주다.

영국 최고의 재벌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예비 창업자에게 ‘짜증’만한 탐사도구가 없다고 조언한다. “자신을 짜증 나게 하는 뭔가를 떠올려보세요. ‘이걸 더 잘 만들 수 없을까?’ 본인이 직접 개선할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작은 거라도 상관없어요. 개선할 방법이 보이면, 사업하면 됩니다.”

ZocDoc의 창업자는 2007년, 고막이 터지는 사고를 당했다. 바로 이비인후과 의사를 찾았지만 찾고 예약하는 데 4일이 걸렸다. 담당 의료보험사 웹 사이트에서 알려준 전문의 리스트는 오류가 너무 많았고 예약 가능한 의사를 찾아 전화를 걸고 또 거는 여정은 울화통 터지는 일이었다. 고막 터진 환자는 창업자가 됐다.

스티브 잡스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든 적이 없다. 잡스는 기존의 기술을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으로 ‘편집’하는 데 있어서 독보적이었을 뿐이다.

창업이 항상 발명일 필요는 없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과 제품의 단점을 잘 파악해서 그 시대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도록 ‘편집’을 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어서 창업을 못한다는 건 핑계다.

계명 09 – 남 탓 말고 ‘나’를 보라
창업 초기에 팀원이 우수수 떠나면 바로 창업자가 문제다. 몇 년 지나고 퇴사한다면 이해하겠다. 제품에 대한 확신 부족, 전략의 문제, 다른 직원과의 불화는 어느 회사라도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창업 초기에는 이런 문제점이 나올 수 없다. 일단 제품이 없어서 제품에 대한 확신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전략 또한 벤처 초기에는 맘에 들고 안 들고 할 수준이 아니다.

내 주위를 보면 창업한 지 몇 년 됐지만, 아직도 제품이 없는 벤처가 더러 있다. 다 창업자에게 결함이 있는 경우다.

계명 10 – 개발자와 동업하라
Y Combinator가 투자하는 모든 스타트업은 개발자 출신의 공동 창업자가 있던지, 창업 구성원 모두가 개발자 출신이다. Y 콤비네이터가 소액 투자해서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가 에어비앤비와 드롭박스인데, 두 스타트업 모두 개발자가 창업팀의 주를 이루고 있다.

단순한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이제 씨가 말랐다. 뭔가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이 있어야 씨가 먹히고, 씨가 먹혀야 돈이 들어오는데, 제품을 만들 기술자가 없는 팀이 어떻게 창업을 하나?

비개발자 출신 경영인들의 개발자를 동급이 아니라 직원으로 관리하겠다는 사고방식은 문제다. ‘나는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을 몰라요’라는 선언이다. 인터넷 벤처라면 좋은 제품이 가장 핵심이고,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좋은 개발자가 필수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개발자를 왜 공동 창업자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까?

개발자가 창업팀 일부가 아니면 책임의식이 전혀 없으니까 벤처가 조금만 어려워져도 회사를 떠난다. 당장 제품 개발이 멈춘다. 벤처의 생명도 동시에 멈춘다.

개발은 외주 업체를 통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예비 창업자도 있다. 절대 금기다. 제품 개발 외주는 하도급이다. 영업으로 먹고사는 원청회사나 하는 일이다. 외주 업체는 제품을 개발해서 전달하면 임무 끝이다. 그리고 돈 받은 만큼만 일한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투지로 불타는 창업팀의 마음과 같을까?

“아, 개발자요? 그냥 기획자가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에요.” 실제로 어떤 중소기업의 기획자가 한 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찮게 보는 관점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사회적인 문제다. 언젠가 내가 유튜브와 트위터를 방문했을 때 매니저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우리 회사 최고 자산은 엔지니어죠”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페이스북의 도매금 인력 인수는 ‘acqhire’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인수를 의미하는 ‘acquire’와 채용을 의미하는 ‘hire’의 합성어다. 회사 자산 중에 사람이(개발자) 제일 탐나서 회사를 인수하는 걸 의미한다. 물론 저커버그도 개발자 출신이다.

역시 멋진 서비스는 그냥 나오지 않는다. 반드시 창업팀에는 개발자를 영입하고, 개발자를 신줏단지처럼 아껴라.

계명 11 – 명품에는 명품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유튜브와 그루폰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단순한 느낌이 들면서도 유용하다. 요란한 화장 없이 단정하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기능을 배열한 이런 디자인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최근에 내가 만난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은 “일단 디자인이 좋으면 무조건 투자하겠다”고 한다.

웹 서비스의 생명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이다. 즉, 인간은 새 서비스를 볼 때 첫 느낌이 좋아야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고 싶어한다. 아니면 바로 사이트를 떠난다. 아무리 기능이 좋고 유용한 서비스라도 ‘나쁜 디자인’ 안에 갇혀 있으면 사용자의 눈길도 못 받는다.

소개팅에서는 일단 상대 외모가 좋아야 호감이 간다. 첫인상이 나쁘면, 사람을 더 알고 싶은 흥미가 없어서 빨리 자리를 벗어나려고 꾀를 쓴다. 웹 서비스에서도 첫인상이 나쁘면 바로 웹 브라우저 탭을 닫아버린다. 디자인 무척 중요하다.

앞에서 개발자가 없는 창업팀은 시작 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하나 더 말하면, 디자이너가 없는 창업팀은 시작은 해도 오래가기가 어렵다. 디자이너 출신 창업자는 단순히 시각적 능력뿐 아니라, 인간의 욕구와 겉으로 표출되지 않은 기회를 발견하는 독보적인 능력이 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디자인이 대접을 못 받고 있다. 많은 CEO가 애플을 벤치마킹하면서 “우리 회사의 핵심은 디자인입니다”라고 말은 해도, 막상 행동은 반대다. 디자인 인력을 줄이고, 디자이너를 막 부린다.

자동차 운전대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와 자동차 전체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는 디자이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오래가는 벤처를 하려면 둘 다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창업팀에 필요하다.

계명 12 – 벤처는 인재를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한다
“사장은 스타트업 초기에 업무 시간의 50% 이상을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데 써야 합니다. 나머지 시간은 채용한 인력이 계속 회사에 남게 하는 데 써야 합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실리콘 밸리 VC인 비노드 코슬라가 남긴 의미심장한 말이다.

대기업과는 달리 벤처는 직원 하나하나가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한 명이라도 업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의 매출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주어진 일을 끝까지 처리하는 사람이 필수이고, 그래서 대기업보다는 벤처의 인재 채용이 훨씬 중요하다.

이력서는 업무 능력을 가늠하는 데 사용하는 과거 지표지, 실제 내 회사가 찾는 업무 능력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은 아예 이력서를 찾지 않는다. 남한테 돈내고 작성한 이력서에 속지 말자.

나는 지원자에게 항상 이력서를 제출하라고 하지만, 이력서를 자세하게 보지는 않는다. 그냥 학력·배경을 참고할 뿐이다. 그러나 절대로 이력서에 눈이 멀진 않는다.

벤처 영업사원은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모든 (합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시도해야 하고, 벤처 개발자라면 코드 한 줄 한 줄이 완벽하게 돌아가기 전까지는 잠을 자지 말아야 하며, 벤처 홍보 담당자라면 밤 11시에 유력 일간지 기자에게 서슴없이 전화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벤처가 필요한 ‘끝을 보는’ 사람이다.

벤처의 기본 공식은 ‘벤처 = 사람’이다. 나도 10년 넘게 벤처에서 잔뼈가 굵었는데 아직도 사람과 팀이 벤처 전부라는 진리를 매일 실감한다. “지금 뽑아서 만드는 팀이 당신의 벤처 자체”다. 비노드 코슬라 말씀.

계명 13 – VC는 NO라고 말하지 않는다
VC는 절대로 창업자에게 직설적으로 ‘NO’라고 하지 않고, 해서도 안 된다. 방금 만난 이 ‘오덕후’ 청년이 지금은 볼품없지만, 제2의 마크 저커버그가 혹시라도 되면 큰일이다. 그래서 VC는 당장 투자는 안 해도 보험 차원에서 ‘어장관리’를 한다.

VC를 다시 찾을 때는 매출 증가나 높아진 사용자 수치를 들고 가야 한다. 첫 미팅과 똑같은 상태의 제품과 비즈니스를 들고 같은 투자자를 찾아가는 것은 결국 투자자를 귀찮게 하는 일이다.

내 벤처가 투자를 못 받으면 이유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가끔 가벼운 안부 전화라도 하면서 투자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라. 기회가 좋으면 당장에라도 당신 사무실로 달려와 투자 계약서를 내미는 게 모든 투자자의 기본 성향이다.

탁월한 제품을 찾는 투자금은 아직 실리콘 밸리에는 넘쳐난다. 대신 소수 벤처에 모든 돈이 몰려 있다. 훌륭한 제품을 들고 소수의 벤처 대열에 끼면 된다.

계명 14 – VC는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다
투자자 다수가 고개를 저으면 사업 여부를 재고해야 하나, 아니면 소신껏 추진해야 하나? 답은 없다. 적중률 100% 증권 분석가가 없듯이 세상 어디에도 미래를 훤히 바라보는 족집게 도사는 없다.

VC의 예측이 항상 정확하지는 않다. 내가 관찰해보니 틀린 경우가 더 많다. 아무리 유명한 VC라도 성공한 투자 한 건 대비 실패한 투자가 많게는 20건 이상 있다.

아무리 유명한 VC라도 신이 아닌 이상 항상 홈런을 칠 수는 없다. 성공적인 투자를 할 확률은 5%일 뿐이다.

VC의 조언은 말 그대로 조언이다. 창업자가 결단하기 전에 참조하는 자료일 뿐이지, 조언을 예언으로 받아들이진 말라. 아무리 능력 있고 성공 경험이 많은 VC라도 벤처의 성공이나 실패를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한다.

창업자가 VC의 판단으로 벤처 시작을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자신이 없어서 VC의 말을 듣고 소신을 접은 것인지도 모른다. 본인의 확신 없음을 VC가 인정해줘서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계명 16 – 태평양을 건너 실리콘 밸리로 오라
“무한 동력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일하라. 큰 파도를 타면 더 높게 도약한다.” 창업자 리드 호프먼의 조언이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무조건 실리콘 밸리로 와서 창업하세요.” 내 조언이다.

벤처의 핵심은 사람·돈·아이디어인데 실리콘 밸리는 이러한 환경적인 조건 때문에도 세계에서 사람이, 그리고 사람 따라 돈이 제일 집중되는 지역이다.

벤처를 하려면 같은 부류의 사람이 많은 실리콘 밸리가 좋다. 비범하고 창의적인 창업자·엔지니어·디자이너가 넘쳐 흐른다. 그렇게 인재가 몰려서 비즈니스를 만들고, 좋은 비즈니스에 돈이 다발 채로 투자된다.

나도 각국 각지의 VC를 만났지만 실리콘 밸리 VC는 세계 최고다. 이들의 특징을 보면 ‘초 공격 투자 철학’으로 다른 VC를 압도한다. 실리콘 밸리 VC가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투자 결정이 잽싼 이유는 스타트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자신감이다.

페이스북도 처음에는 보스턴 기반의 VC에게 손을 벌렸지만, 모두 다 주춤하는 사이에 저커버그는 서부 실리콘 밸리로 이주했다. 거기서 바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투자기회를 놓쳤던 보스턴의 한 VC는 “그때 투자하지 않은 건 실수였다”고 후회한다.

계명 17 – 가족이 투자하겠다면 축복이다, 받아라
생각보다 많은 창업자가 가족들의 투자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복 터졌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누가 채가기 전에 빨리 받아라.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있다. 돈을 주겠다면 아는 사람 돈은 무조건 받아서 빨리 시작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투자받으면 좋다. 막말로 사업하다 망해도 내가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감옥 갈 일은 없다. 단점도 있다. 가족이나 친구가 투자하면 그 시점부터 공과 사의 구분이 어렵다.

계명 18 – 잠재적인 투자자는 온갖 행색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VC나 엔젤 투자자만 생각하는데, 세상엔 부자가 훨씬 많다. 부자는 우리의 고객일 수도 있고 우리와 전혀 다른 곳에서 사는 사람일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 미래의 투자자와 부딪힐지 모른다. 창업자는 항상 모든 사람을 친절하고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

우리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이면 노인, 어린아이, 옷차림이 허름한 사람이라도 친절하게 모셔라. 세상은 넓고 언제 어디서 투자자를 만날지 모르니까.

계명 19 – 투자는 최대한 많이 받아서 비상시에 대비하라
투자는 최대한 많이 받자. 장거리를 뛰려면 벤처 또한 탄탄한 자금력이 필요하다. 변덕스런 주식 시장에 흔들리지 않는 자금 구조를 만들라.

실리콘 밸리의 거물 마크 앤드리슨의 투자 조언: 투자받으려면 최대한 많이 받으라. 일반적으로 투자는 무조건 많이 받는 게 좋다. 특히 이런 불경기에는 내부 및 외부의 위험 요소에 대비해서 보험 든다 생각하고 투자를 많이 받아놓는 게 유리하다.

실리콘 밸리의 새로운 투자 법칙: 투자는 필요하면 받는 게 아니라 줄 때 받아야 한다.

계명 20 – 지분은 희석된다
지분 희석은 나쁜 게 아니다. 벤처 인생의 일부다. 벤처가 투자를 전혀 받지 않고 잘되지 않는 이상, 지분 희석은 천하의 탈세 귀신도 피할 수 없다.

벤처의 초기 단계에 투자하거나 취직하면, 그 이후에 투자하거나 합류하는 사람보다 많은 희석이 발생한다. 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희석률은 남보다 크다.

실리콘 밸리의 정서는 “1억 달러 회사의 10%를 가지는 것이 백만 달러 회사의 50%를 가지는 것보다 낫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어차피 희석은 피할 수 없으니, 신경 쓰지 말고 회사의 평가가격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라. 지분 희석이 심해져서 초기 지분 5%가 0.1%로 감소해도 회사의 평가가격이 6조 원이면, 그 0.1% 지분의 가치는 60억 원이 된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사례다.

계명 21 – 라면 먹고 합숙하는 두 청년이 당신의 경쟁자다
“경쟁사가 어딥니까?”창업자가 가는 곳마다 투자자가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일종의 숙제 검사다. 제품을 원하는 시장이 열려있는지, 없다면 어떻게 시장을 개척할지, 있다면 시장 조사는 했는지, 시장 지배자를 어떻게 제칠지 궁금해한다.

경쟁사의 정의는 우리 제품이 공략할 틈새시장이 아니라, 동종업에서 비슷한 제품을 제공하는 모든 업체다.

경쟁은 언제든지 발생한다. 현재 경쟁사가 없더라도 미래에 곧 경쟁사가 나온다. 규모가 크고 고객이 존재하는 시장이라면 다들 뛰어들기 마련이니 경쟁사가 없다고 자만하면 큰코다친다. 앞으로 나올, 더 뛰어난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힘쓰라.

“만약에 구글이 이 시장에 진출하면 전략이나 대책이 있나요?” 실리콘 밸리 VC가 꼭 던지는 질문이다. “구글은 절대로 이 시장에 진출하지 않습니다. 구글의 수익원은 인터넷 검색 광고라서, 제가 구상하는 분야와 겹치지 않습니다”라고 답하면 바로 쫓겨난다. 구글은 전기 자동차 관련 사업에도 진출해 있다.

슈퍼맨이 있으면 배트맨도 있고 스파이더맨도 있다. 자만하지 말자.

계명 22 – 특허는 기술 독점을 보장하지 않는다
특허는 특별하지 않다. 이제 특허는 지적재산권 지킴이가 아니라 그저 경비견이다. 도둑은 굳이 경비견 있는 집을 털려고 하지는 않는다. 이게 억제력이다. 하지만 억제력만으로는 절도를 막지 못한다.

특허라는 게 ‘어’ 다르고 ‘아’ 다르다. 실제로 미국 특허상표국에서 특정 단어로 특허 검색을 하면 비슷한 내용의 특허가 허다하다.

특허는 경쟁사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계명 23 – 빨리 똑소리 나는 MVP를 만들라
프로토타입은 핵심 기능만큼은 제대로 작동하는 제품이다. 모양만 있고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제품을 내놓으면 곤란하다.

프로토타입은 완벽한 제품이 아니라, ‘준비된’ 제품이다. 그리고 준비된 제품이란 에릭 리스가 <<린 스타트업>>에서 주장하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실행 가능 제품)다.

내가 말하는 프로토타입과 MVP는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에릭 리스의 MVP는 우리가 보통 말하는 프로토타입보다는 완성도가 훨씬 떨어지며, 어떤 고객들은 MVP는 제품으로써 너무 준비가 안 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MVP 전략을 효과적으로 쓰면 야심만만하게 공들여 낸 기능이 헛수고로 전락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계명 24 – 덜 분석하고 자주 실험하라
모든 가능성을 면밀하게 분석한다고 사소한 결정 하나 하는데도 며칠을 고민하고 동네방네 조언을 구하지만, 첫 삽도 못 뜨는 창업 지망생이 많다. 내 진단으론 분석 마비증에 걸렸다고 본다.

분석 마비증은 상황을 너무 과도하게 분석해서, 결정을 아예 못 내리고 사고가 마비되는 경우를 말한다. 분석 마비증 환자는 처음부터 완벽한 해결책을 찾기 때문에 부정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으면 결정을 전혀 못 내린다.

벤처를 운영하려면 때론 위험 요소를 감수하는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창업자는 불확실성이 있어도 계속 시기적절한 결정을 해서 비즈니스를 진행해야 한다. 1부터 100까지 사소한 부분을 따지고 혹시 실수하면 큰일이라는 공포에 휩싸이면 사고 자체가 마비된다. 나는 이런 창업자를 너무나 많이 봤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결정짓는 건 바로 창업자가 실수와 실책을 마주하는 자세와 태도다. 실수를 복기해서, 새로운 걸 배우고 깨닫고, 긍정적으로 활용하면서 성공 기반이 축적된다.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했을 때 과도한 분석을 했다면, 당시 세상을 지배하던 알타비스타 서비스에 정면 도전한다는 게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100만 가지 이유를 댈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소셜 네트워킹 세계의 일인자 마이스페이스가 대세였는데, 마크 저커버그가 이런저런 가상 시나리오에 대해 분석만을 했다면 당연히 페이스북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논리로 따지면 시장 지배자에게 대드는 건 미개한 만용이기 때문이다.

분석은 좋은 습관이며, 고등 교육을 받은 자만의 특권이지만 너무 과하면 문제다. 분석을 많이 하면 당연히 비교우위보다는 위험 요소가 더 많이 나온다.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창업자에게 덜 분석하고 더 실험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계명 25 – 하나만 잘하라
내가 다시 처음부터 뮤직쉐이크를 운영한다면 뭘 다르게 할까? 대답은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벤처건 대기업이건 직장생활을 좀 해보신 분은 선택과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특히 자금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초기 벤처는 그릇된 선택 한 번으로 회사가 주저앉을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수천만 명이 쓰는 서비스는 단순히 포장이 좋거나 기능이 많아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니다. 사용자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기능에 매료돼서 매일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라면 뮤직쉐이크의 제품군을 하나씩 나열해서 회사의 모든 인력이 각 제품의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하게 하겠어. 그리고 거기서 ‘딱 하나’만 선택해서 모든 인력·돈·에너지를 올인하겠어. 그러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야.”

자원이 콩알만 한 벤처한테 포트폴리오 분산은 바로 콩알 쪼개기다. 걸작을 만들 확률을 극대화하자. 흩어지면 죽는다.

“집중의 의미는 다른 좋은 100가지 후보를 내치는 겁니다.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저는 사실 제가 실행했던 일만큼 실행하지 않았던 일을 자랑스러워 합니다. 혁신은 1,000가지 후보를 내쳐야 가능합니다.” 실제로 스티브 잡스는 1998년 기존 애플 350개 제품군을 단 10개로 축소했다.

계명 26 – 프리미엄(Freemium) 서비스로 미끼를 던지라
프리미엄은 무료인 ‘free’와 고급/유료인 ‘premium’을 혼합한 신조어다. 기본 기능은 무료지만 그 이상의 고급 기능은 유료다.

일단 고객이 제품을 사랑하면 결국에는 돈을 낸다는 게 필 리빈의 지론이며, 필 리빈은 고객들이 지금 당장 돈을 내는 것보다는 오히려 돈을 내지 않아도 계속 서비스를 사용하는 장기전략이 진정한 프리미엄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계명 27 – 영업과 마케팅에 돈 낭비 말라
“스타트업은 마케팅에 한 푼도 돈을 쓰지 말아야 한다.”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프레드 윌슨이 한 말이니 새겨듣자.

스타트업의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무기는 바로 ‘제품’이다. 남다른 제품은 스스로 빛이 나기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이 필요 없다는 지론이다.

예전에는 입소문이 인맥, 국경, 산, 바다, 강을 건너기 어려웠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입소문을 무소부재의 신으로 만들었다. 진정으로 유용한 제품이라면 입소문은 아무리 꼭꼭 숨어도 우리를 찾는다. 사람은 좋은 게 있으면 친구·지인과 공유하고 싶어한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는 발이 없어도 천 리를 간다.

에버노트 직원은 약 100명인데 영업·마케팅 인력은 전혀 없다. 제품이 좋으니 고객이 고객을 부른다. 호주가 본사인 아틀라시안은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도와주는 제품기획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1년에 1억 2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 세계 450명의 직원 중 영업 인력은 단 한 명도 없다.

스타트업의 초창기에는 돈을 쓰는 마케팅이 아니라 창업자가 직접 발로 뛰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마케팅에 돈을 쓰기보다는 뛰어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채용해서 제품을 강화하는 데 돈을 쓰는 게 최고의 마케팅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계명 28 – 봉이 김선달이 마케팅을 해도 제품이 나쁘면 황이다
돈을 쓰는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하면 한 일주일이나 열흘 동안은 엄청나게 많은 사용자가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앱을 다운로드한다. 그런데 캠페인이 끝난 후 사용자 수가 오히려 시작 전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사용자도 부푼 기대를 하고 제품을 써보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서비스를 경험하면 바로 떠난다.

불만에 찬 고객은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나도 그냥 떠나지 않는다. 친구와 지인에게 악의적인 경고를 하고 떠난다.

빈베리파이드가 TV 광고를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발견된 후 많은 인기와 매출을 누릴 수 있었던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완성도가 높은 비범한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라는 걸 절대로 간과하면 안 된다.

계명 29 – 고객의 말을 듣고, 답하고, 문제를 개선하라
설문조사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마케팅 담당자가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

자사 웹 사이트에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는 직접적인 채널을 만들어 놓으면 된다. 간단한 피드백 양식도 좋고 게시판 형태도 좋다.

나는 출근하면 가장 먼저 고객이 보낸 피드백 이메일을 다 확인하고 답변했다. 그리고 포럼의 모든 게시판을 검사해서 서비스 관련 내용을 챙겼다.

무식한 사용자는 없다. 왜 사용자가 어려워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쉽게 고쳐야 한다.

잘못된 점을 바로 잡으라고 피드백을 주는 고객은 스타트업의 두 번째로 고마운 고객이다. 물론 첫 번째는 유료 고객이다.

창업자 또는 고객 담당자는 인터넷상의 사적인 푸념을 24시간 지켜봐야 한다.

시장조사·고객조사 하는 데 헛수고하지 말고, 현재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과 직접 대화하라. 그리고 고객의 피드백을 아름답고, 편하고, 완성도 높은 기능으로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개발자에게 투자하라.

계명 30 – 최고의 개밥 요리사는 개밥을 직접 먹는다
내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할 때 ‘개밥을 직접 먹기’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개밥 먹기’는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하길 원한다면 반드시 내가 먼저 사용해서 제품의 가치를 몸으로 느껴야 한다는 도덕이 있다.

자기 제품을 한 번도 깊게 안 써본 창업자는 고객 입장에 서보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에게 공감도 못 하고 신뢰도 못 준다.

구글과는 반대로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종일 페이스북을 쓴다.”라고 댓글마저 달았다. 2011년 9월부터 2012년 1월 동안, 페이스북 사용자의 월평균 사이트 체류 시간은 무려 420분(7시간)이었으며 트위터는 21분이었다고 한다. 반면에 구글플러스는 라면 한 봉지 삶는 3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창업자와 CEO가 보여주는 제품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고객이 열광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기본적이면서도 필수 조건이다. 자신의 제품을 직접 사용하며 대화하라.

계명 31 – 벤처 근성은 기본이다
내가 생각해도 ‘샤크 탱크’에 출연한 켈리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거 같다. 그녀는 소위 말하는 ‘벤처 정신’이 부족하다.

‘벤처 정신’은 정확히 뭘까? 나도 벤처 일을 하고 벤처 정신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하라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힘든 상황에서 굳은 각오로 남들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을 받으면서도 목표를 추구하는 근성이 벤처 정신이 아닐까 싶다.

“일반 시리얼을 1,000상자 사서 500개는 오바마 그림이 그려진 상자로, 나머지는 매케인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그림이 그려진 상자로 재포장했죠. 원래 3달러 정도 하는 걸 40달러에 내놨는데 오바마 시리얼은 동났어요. 당분간 에어비앤비를 운영할 자금을 모았죠.”

스타트업 운영은 어렵다. 그래서 보통 정신이 아닌 벤처 정신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한다.

죽기 살기로 노력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력 없이는 성공도 없다.

계명 32 – 직접 해보기 전에는 아무도 믿지 말라
“이봐, 한번 해보기나 해봤어?” 정주영 회장은 바로 맞받아치면서 해보지도 않고 으레 겁먹고 포기하는 직원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지금까지 자문했던 이들은 대개 수동적이거나, 게으르거나, 추진력이 없거나, 말만 번지르르했다.

그래서 나는 직접 해보고 나서 결정을 내린다. ‘불가능한 일’을 손수 해보니 80% 이상이 가능했고, 나머지 20%도 단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다. 절대로 불가능하지 않았다.

이 “해보긴 해봤어?” 정신이 바로 소 한 마리로 시작한 구멍가게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그룹으로 성장시켰고, 쥐새끼 한 마리로 시작한 만화를 전 세계에 감동을 가져다주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계명 33 – 매 순간 전력질주를 하면 장거리를 못 간다
짐 콜린스가 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해법은 바로 꾸준한 ’20마일(=32km) 행군’이다. 짐 콜린스는 수십 년 넘게 성공을 유지하는 위대한 기업 뒤에는 바로 20마일 행군 법칙이 있다고 한다.

위대한 기업은 경기가 나빠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하고, 경기가 좋아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거나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는다. 호경기에는 쉽게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한 박자 쉬어가는 자제력을 발휘한다.

창업자는 이 ’20마일 행군’의 법칙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하룻밤에 백만 명의 얼리 어답터들이 갑자기 우리 서비스를 사용했다고 해서 우리 서비스가 실제로 돈이 되는 ‘시장’을 찾은 게 아니라는 말이다(물론 페이스북과 같은 예외도 있다).

급성장보다는 꾸준한 성장이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핵심이다.

24시간 연속 일하고 회복하느라 일주일을 쉬느니 하루에 3시간씩 꾸준히 8일을 연속 일하는 게 결과가 좋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루에 20마일만 꾸준히 가자. 그러면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한다.

계명 34 – 소셜 미디어 인기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
인기에 중독되고 나니 페이스북 친구가 몇 명이고 트위터에 팔로어가 몇 명인지 챙기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유익한 내용이 아니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배울 게 있는 사람만 팔로우한다.

소셜 미디어는 남용하지 말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게 좋다.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는 스스로 빛을 내며 자신을 알린다. 소셜 미디어는 부가적인 홍보 수단일 뿐이다.

계명 35 – 소셜 네트워킹은 초기에만 영양가 있다
기업 세계 — 특히 한 다리 거치면 다 아는 실리콘 밸리 — 에서는 네트워킹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뭘 아느냐가 아니라, 내가 누굴 아느냐가 중요하다.”는 법칙이 실리콘 밸리에서도 당연히 적용된다. 그렇다고 모든 네트워킹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건 아니다.

시간이 흐르니까 지루했다. 이제는 내가 공식 초청을 받거나 꼭 만나야 하는 인사가 있는 행사가 아니면 절대 안 간다.

그러면 과거 네트워킹하던 시간에 이제 나는 뭘 할까? 열심히 일한다.

네트워킹을 느긋하게 즐기려면 창업해서 성공하면 된다. 남들이 꼭 말을 걸고 싶어하는 존재가 된다.

이제 갓 창업했다면 네트워킹할 시간에 제품을 만들라.

계명 36 – 팔 수 있을 때 (계산기를 두들겨보고) 팔라
마이스페이스는 2005년에 5억 8,500만 달러를 받고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에 회사를 팔았다. 2011년 마이스페이스는 결국 3,500만 달러에 어떤 투자 회사에 팔렸다.

회사를 파느냐 아니면 계속 운영하면서 성장시키느냐는 선택의 옳고 그름은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다.

회사를 판 창업자는 무조건 옳은 결정이었다고 한다. 계속 회사를 운영했으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와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인수 제안을 뿌리치고 열심히 벤처의 가치를 더 키우려고 노력하는 창업자는 팔지 않길 잘했다고 한다. 2~3년 뒤에 훨씬 높은 가격에 벤처를 팔거나 상장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내 결론은 “창업자와 주주가 모두 만족하는 좋은 조건이라면 회사는 팔 수 있을 때 팔면 좋다.”이다.

계명 37 – 창업자 엔진은 녹슬지 않는다
내 주위에서 연쇄 창업자는 흔하다. 이들에게 돈은 행복이나 평생 휴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동안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편안함을 제공하는 수단일 뿐이다.

연쇄 창업자는 문제점이나 불편한 점이 발견되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창업한다.

‘인생 한 방’ 성공하고 젊은 나이에 은퇴해서 부동산 투자나 식당업을 하거나, 미국에 이민 와서 노후를 즐기는 한국 창업자도 많다.

3대가 느긋하게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번 창업자도 계속 도전한다. 아직 한 번도 성공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는 더 열심히 엔진을 돌려야 한다.

계명 38 – 근근이 먹고 사느니 과감하게 실패하라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 좋은 말이지만 벤처는 복보다 돈이 더 고프다.

내 경험에 의하면 벤처와 창업자한테 있어서 최악의 결과는 실패가 아니다. 최악의 결과는 바로 ‘그럭저럭 먹고 살게 되면서’ 정체된 상태로 평생을 가는 것이다.

모든 결정이 그렇듯이 이런 결정은 빨리 내려야 한다. 특히 창업자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은 바로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 낭비를 줄이려면 필수다.

그냥 먹고 사는 정체된 스타트업을 운영하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빨리 문 닫고 빨리 재기하라.

계명 39 – Just Do It: 일단 저지르자
많은 분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하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창업한 사람은 없다.

일단 저지르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사실을 배우는 거 자체가 창업이다.

독자 여러분께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세상은 급변한다. 금융 시장·고객·자연재해도 통제 불능이다. 기술의 변화도 우리가 멈출 수 없다. 결국,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건 각자 인생뿐이다. 어떤 대기업도 나만큼 나를 생각해주지는 않는다.

Just Do It!

미국 도서관에서 한국책 주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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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도서관에 가야죠. 캘리포니아 주, 한 시립 도서관에 가봤습니다.

도서관 건물

도서관 카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넷으로 도서관 사이트에 접속해서 미리 발급 신청을 하고 가면 금방 발급받습니다. 다만 지역 주민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좋습니다. 아니면 발급비를 낸다는 군요. 참고로 미국에는 시(city) 위의 행정구역에 군(county)가 있습니다. 이 동네에는 같은 카운티에서 다 통용되는 카드를 주네요.

도서관 카드

도서관 카드 뒷면에는 바코드가 붙어있습니다.

서가로 올라가볼까요? 와, 중국책이 아주 많네요. 이런 대형 책꽂이가 다섯 개는 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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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책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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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책꽂이 한 면에만, 다른 언어 책과 사이좋게 있네요.. 어떤 책들이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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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스타트업 바이블 2′도 이 책꽂이에 들어가면 안 될까요?

sb

도서관 온라인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도 있고, 사서한테 부탁해도 됩니다. “Startup Bible 2″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미국 최대 서적 도매상인 Ingram Content Group에 납품을 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미국의회도서관에도 납본을 했는데 일이 밀려서 몇개월 걸린다고 하네요. 여기를 눌러보시면 등록 상태가 나옵니다.

지역 주민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채택율이 매우 높다고 해요. 꼭 신청 부탁드립니다. 성공사례가 생기면 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타트업 바이블 2 ❤ beLAUNCH 2013 초청연사

샤도우 복싱과 진짜 복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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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이란 운동 참으로 매력적이고 intense해서 비정기적으로 계속 배우고 연습은 하는데 막상 상대랑 실전을 하게되면 다칠게 걱정이 되서 대부분의 시간을 샌드백 연습만 한다. 내가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 우리동네 Gold’s Gym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복싱 연습을 한다. 이 중 아침마다 와서 샌드백에 몸을 푸는 체격이 좋고 상당히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가진 흑인 친구가 있다. 나도 복싱 좀 연구하고 여러사람을 봐서 아는데, 이 정도의 샤도우 복싱을 구사하려면 꽤 오래 복싱을 해야한다.

이 친구가 몇일 전에 링에 올라갔다. 상대는 40대 중반의 마른 체구의 백인 아저씨. 해병대 티셔츠를 입은거 보니 해병 출신인가 보다. 시작하기전에 해병대 아저씨가 샌드백 치면서 몸 푸는거 보니까 움직임은 형편 없었고 당연히 멋진 흑인 복서가 이길 줄 알았다.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흑인 복서의 상대를 약올리는 현란한 footwork과 손동작은 거의 프로수준이였지만, 해병대 아저씨는 꿈쩍도 안하면서 움직임을 최소화했고 한방에 이 친구를 쓰러뜨렸다. 다시 일어섰지만 이번에는 일어서자마자 해병대 아저씨가 다시 펀치를 날렸고, 흑인 복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Gary라는 해병대 아저씨랑 잠깐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나는 어떻게 저렇게 오래 복싱을 배운 사람을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었는지 물어봤다. 그의 답은 다음과 같았다. “Boxing is about punching your opponent and knocking him down. It’s not about how pretty you look or how fast you move in front of a punch bag that doesn’t punch you back (복싱은 상대방을 때려서 넘어뜨리는 운동이지 펀치를 날리지 않는 샌드백을 상대로 멋있게 보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교가 아니예요).”

결국 실전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백날 샌드백만 치고 혼자 샤도우 복싱하면 뭐하나? 나를 죽이려는 상대를 만나면 샌드백을 치면서 연습하던 아름다운 상황같지가 않다.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어느 시골의 깡패한테 맞아터지는 이유도 이와 같다. 좋은 환경과 정해진 규칙이 있는 스포츠를 하는 태권도 선구랑 잘못하면 죽을수도 있는 길거리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그 경험과 자세 자체가 다르다. 태권도 선수가 멋진 날라차기를 하거나 품세를 써먹을수도 있겠지만 결국 상대방을 쓰러뜨리는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싸우는 길거리 파이터다.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중요한건 실전이지 연습이 아니다. 창업에 대한 책을 많이 읽고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과 계획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시작을 못하면 소용없다. 샤도우 복싱과 진짜 복싱이 다르듯이,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과 계획을 세우다가 막상 창업을 하면 연습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십가지 또는 수백가지의 장애물에 부딪히게 된다. 이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면 지속적으로 실전경험을 해야한다. 실전에서 이기는 스타트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유치하고, 그 고객들이 돈을 내게 해서 매출을 만든다. 연습만 하는 스타트업들은 그냥 뽀대나는 계획과 고민만 하다가 끝난다.

실행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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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도 항상 다짐하고 우리랑 같이 일하는 업체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게 바로 “실행”의 중요성이다. ‘스타트업 바이블‘을 딱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바로 “실행”이다. 실행은 거창한게 아니다. 남들이 말만할때 몸으로 행동하는거다. 물론, 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실행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건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요새 키워드인거 같다. 창조경제에 대한 내용을 하나씩 따지면서 읽어보지는 않았고 솔직히 별로 관심도 없지만 가장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 “창조적인 아이디어”인거 같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백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정부관련자들의 이야기를 어디서 많이 들었던거 같은데 이들과 박근혜 정부가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내가 생각하는 창조경제 시스템의 문제는 – 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 바로 아이디어를 과대평가하고 실행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창업가 정신의 핵심은 실행이다. 아이디어는 실행되기 전까지는 이 사회에 아무런 가치도 줄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솔직히 자산이라고도 난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초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시장의 시험을 거치고, 수천번의 반복과 실험을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수천개의 결정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합쳐졌을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기 아이디어가 얼마나 번뜩이고 훌륭하냐는 비즈니스의 성공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주위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90% 이상이 초기 아이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와 제품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바로 실행의 힘이다.

영화 Social Network를 봤다면 저커버그가 윈켈보스 형제들의 아이디어를 정말 훔친것일까라는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o what? Facebook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아이디어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있었고 이미 SixDegrees, Friendster 그리고 MySpace와 같은 제품들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의 성공이 소셜네트워크라는 아이디어 때문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저커버그와 그의 팀원들의 실행력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백만번의 실험과 제품개발을 통해서 성공적인 제품과 기업을 만든것이다.

전에 “창업가와 경제학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최근 들어 정부에서 무분별하게 풀고 있는 창업자금 정책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이 내용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창조경제는 아이디어보다는 실행을 장려해야한다.

“아이디어는 정적인 허상이다. 실행은 동적인 실체이자 프로세스이며 창업가 정신의 전부이다.”


The Fast and the Pate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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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바이블2 “계명 22 – 특허는 기술 독점을 보장하지 않는다”에서 난 특허 무용지물론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은 바로 특허는 특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이제 소프트웨어 특허는 더이상 지적재산권의 지킴이가 아니라 그저 경비견 역할을 할 뿐이다. 도둑이 맘만 먹으면 털 수 있지만 굳이 경비견 있는 집을 털려고 하지는 않는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런 억제력을 만드는게 특허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지금 미국에서는 소프트웨어 특허를 아예 없애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어쨌든 특허는 경쟁사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예방책으로써의 특허는 남들이 가지는거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아직 너도나도 특허 신청을 하고 있다. 2013년 3월 16일부로 미국의 특허법에 큰 변화가 생겼다. 구 시스템에서는 먼저 발명한 사람한테 특허가 주어졌지만, 새로운 Leahy-Smith America Invents Act (AIA) 하에는 먼저 특허 신청을 한 사람한테 특허가 주어진다. 즉, 과거에는 서류/이메일/증거물/증언 등을 통해서 특정 제품을 내가 먼저 발명했다는걸 증명할 수만 있다면 나한테 특허가 부여됐지만 이제는 아무리 내가 먼저 제품을 발명했어도 나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 특허청에서 특허 신청을 하게 되면 그 사람한테 특허가 부여된다. 또한, 미국 특허청에서 특허를 신청하면 다른 나라의 특허들과 같이 심사되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에 대한 특허를 여러사람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소유하게 되는 사례가 더 줄어들 것이다.

INC 잡지에 의하면, 작은 스타트업이 미국에서 특허 신청을 생각하고 있다면 새로운 특허법의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봐야한다:

  • 글로벌 특허 검색 – 특허 신청하려는 발명이 이미 존재하는지 전세계 database를 검색해봐야 한다. UN 전문기구의 하나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의 Patentscope 또는 유럽특허청을 찾아보면 왠만한 특허는 다 검색된다.구글의 특허검색엔진도 좋다.
  • 임시 특허 활용 – 임시 특허 신청 (provisional application)을 고려해봐라. 정식 특허 신청은 미화 800 달러이지만 임시 특허 신청은 130 달러이다 (단, 직원수 500명 미만 회사). 임시 특허의 유효 기간은 1년이며, 1년 내에 정식 특허 신청을 해야한다.
  • 기밀 유지 협약 – 투자자 또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특허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면 1년 안에 특허 신청을 해야한다. 기밀 유지 협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년 안에 특허 신청을 하지 않으면 특허 내용을 공유했던 다른 사람들이 특허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들을 고소할 수 없다.
  • 비용 절약: 새로운 특허법은 작은 스타트업들한테 비용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허가 4개 이하라면 ‘소기업’으로 분류되어 정식 특허를 400 달러에 신청할 수 있다 (원래 800 달러). 그런데 특허 신청 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게 바로 특허 변호사 비용이다. 극단적인 경우 2만 달러까지 사용하는 것도 봤는데 다행히도 RocketLawyer와 같은 온라인 기반의 저렴한 서비스들이 요새 많이 생기고 있다.

핵심은 남들보다 빨리 신청하는거다.

참고:
-“Patents: Move Fast or You’re Screwed” by Issie Lapowsky, Inc.

업종이 아니라 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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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에 있어서 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치 않다. 나도 투자한 회사들과 일을 할때 또는 투자를 하기 위해 새로운 스타트업들을 만날때 매번 느끼고 이 일을 할수록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점 – 바로 A급 Team의 중요성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내가 처음으로 개인투자를 시작할때는 사양산업이나 또는 이미 그 업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벤처들이 죽을 쑤고 있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누가 요새 Groupon이나 LivingSocial과 같은 소셜커머스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하면 아마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야 소셜커머스는 돈을 벌수 없는 비즈니스야. 그루폰이랑 리빙소셜같은 회사들 봐. 고전하고 있잖아.” 하면서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몇년전만 해도 이런 부류에 속했지만 이젠 많이 달라졌다. 아무리 사양산업이고 다른 회사들이 – 한때 잘나가던 벤처기업이든 또는 대기업이든 – 고전하고 있는 업종이라도 어떤 팀이 하는가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달라지는걸 경험하고있기 때문이다. 바로 위에서 예를 들었던 그루폰과 같은 할인쿠폰서비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전세계의 사랑을 받던 그루폰과 리빙소셜은 요새 상황이 썩 좋지 않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의 티켓몬스터도 한때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잘나가는 서비스였지만 요새는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하지만 같은 비즈니스로 시작했던 쿠팡을 봐라. 듣기로는 이미 흑자전환을 했고 한국에서는 No.1 자리매김을 한걸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Founder 김범석 대표와 그의 능력있는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새 캘리포니아 도로에서 자주 보이는 전기자동차 Tesla Motors도 비슷하다. 테슬라가 시작할때만 해도 대형 자동차업체가 아닌 작은 스타트업에서 전기자동차를 만들어서 회사를 운영하고 돈을 버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많은 경제학자들과 증권분석가들이 말했던게 기억난다. 실은 5년전만 해도 프리미엄 고성능 전기자동차를 만드려는 회사는 꽤 많았다. 그 중 대표 주자가 Tesla와 Fisker였다. 하지만, Fisker Automotive는 현재 파산 일보 직전이다. 역시 Elon Musk라는 뛰어난 창업가와 그를 따르는 좋은 팀원들이 만든 결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음악 관련 사업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한다.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음악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내’가 능력부재와 운영미숙으로 돈 버는게 어려웠던 것이지 남들한테도 다 이렇게 힘든건 아닐 것이다. 더 능력있고 뛰어난 팀이라면 분명히 잘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나는 아무리 사양산업이고 다른 벤처들이 망했던 업종이라도 능력있는 팀원들이 찾아오면 매우 진지하게 듣고 객관적으로 기회를 검토한다.

생존을 위한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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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gin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창업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창업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일상 생활에서 자신을 불편하게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세요. 거기서 시작하면 됩니다.” 몇일 전에 신문을 보면서 브랜슨 회장의 이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MIT 미디어랩 생체공학 연구소장 Hugh Herr라는 사람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기능적인 인공기관을 연구하고 만드는 천재이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Herr 박사 자신도 18살에 암벽등반을 하다 눈보라에 고립되는 바람에 심한 동상에 걸려 무릎 이하로 두 다리가 다 절단된 사람이다.

두 다리는 절단되었지만 그는 다시 암벽등반을 하고 싶었다(참고로, Herr 박사는 어릴때 부터 암벽등반에 천재적인 소질을 보였다). 하지만, 의사들은 당시 시중에 나와있는 의족으로는 암벽등반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암벽등반에서 다른 쪽으로 관심을 가져보기로 했다; 바로 그 전까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공부였다. 18살의 젊은 Hugh는 열심히 공부해서 그를 다시 암벽으로 데려가 줄 의족을 직접 개발하고 싶었다. 그는 MIT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 하버드 대학원에서 생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본격적으로 사람의 다리의 기능들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인공다리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특수 의족을 사용해서 다시 암벽등반을 시작했고 프로 암벽등반가들이랑 거의 같은 수준에서 암벽을 탈 수 있다. 현재 Herr 박사는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배가할 수 있는 다양한 웨어러블 로보틱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창업가라면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자 “나는 왜 창업을 했나?” 그냥 돈을 벌기 위해서 한건지, 아니면 뭔가 불편한걸 해결해 보려고 한건지. 만약에 불편한걸 해결하려고 창업을 했다면 이 불편한게 단순히 불편한건지 내 생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건지. 창업에 있어서 고귀하고 그렇지 않은 목적이 있다는걸 나는 믿지 않는다. 스스로 뭔가를 직접 해보겠다고 결정하는거 자체는 모두 다 고귀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때돈을 벌기 위해서 창업하는 사람들도 나는 좋아한다.

하지만, 비즈니스가 성공함에 있어서는 위의 Herr 박사의 경우가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본인이 직접 해결하기 위해서 뭔가를 시작 하는 경우, 특히 그 불편함이 걷는거와 같이 생존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면 그 창업가는 어떻게 해서든지 솔루션을 찾으려고 죽기살기로 노력할 것이다. 큰 돈을 벌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은 사업이 생각만큼 잘 안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사업을 시작하거나 다른 직장으로 간다. 일상 생활의 단순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창업 한 사람은 사업이 생각만큼 잘 안되도 돈을 벌기 위해서 창업한 사람보다는 열심히 노력한다. 왜냐하면 불편하니까. 하지만, 불편하게 살아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니까 하다 안되면 포기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불편함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내 목숨과 생존이 직결되어 있는 문제라면 후퇴할 수가 없다. 후퇴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이럴때 우리는 가끔식 기적과도 같은 기발한 혁신과 발명을 목격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정된 시간안에 남들이 한번도 해보지 않은 불가능을 가능케 해야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방식과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는데 이게 바로 오리지날 entrepreneurship in action인 셈이다. 병원에서도 포기한 시한부 인생의 자식을 살리기 위해 고졸의 아버지가 의학서적을 공부해서 기적의 약을 만드는 케이스들이 바로 이런 경우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집중하고 실행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주위에 이런 이유로 인해서 창업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창업한 이유를 막론하고 모두가 이 정도로 절박하게 노력을 했을때 비로소 성공을 ‘아주 가끔식’ 우린 경험할 수 있다.

The Disrup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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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에 뉴욕의 스타트업 Aereo에 대해서 ‘Disrupt to Create‘ 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신선한 개념의 서비스지만 실행하기 쉽지 않은 사업이고 대형 TV 방송국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거라고 생각했었다.

*Aereo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 Aereo는 동전 크기의 소형 안테나를 이용해서 방송국들의 공중파 프로그램의 신호를 ‘훔쳐서’ 클라우드에 저장한 다음에 사용자들에게 다시 인터넷을 통해서
유료로 스트리밍을 해주는 ‘재’방송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은 실시간 또는 원하는 시간에 웹,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같은 기기를 통해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최근 Aereo는 법정에서 엄청난 승리를 했다. 뉴욕 연방 항소법원에서 대형 TV 방송국들이 Aereo를 상대로 서비스를 중단시키라는 주장을 거절하면서 Aereo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물론, 여기서 모든게 끝난건 아니다. Fox 방송국은 이 케이스를 대법원까지 가지고 간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 까지는 Aereo는 소비자들에게 자유롭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뉴욕에서 시작했지만 이미 아틀란타와 보스톤으로 확장했고 곧 시카고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거라고 발표했다.

Tesla Motors의 Elon Musk 또한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판매 구조를 완전히 엎어버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6월달에 전국의 딜러들을 건너뛰고 고객에게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아무리 억만장자 Elon Musk라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현행 법들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차를 직접 팔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대형 제조업체들이 규모를 악용해서 딜러들보다 더 싸게 차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미자동차딜러연합의 거센 반대를 상대로 Tesla가 직접판매에 과연 성공할지 매우 궁금하다. 참고로 얼마전에 백악관공식사이트에서 Tesla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팔 수 있게 해달라는 진정서를 서명한 인구가 1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렇게 되면 오바마 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

‘관행’을 바꾸는건 정말 힘들다. 오랫동안 바뀌지 않는 물리적인 제도도 바꿔야 하지만, 이보다 더 바꾸기 힘든건 이러한 관행에 물들여진 사람들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행을 바꿀수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관행을 애초에 만들어 놓은 정부, 대기업 또는 기존의 player들이 아닌 창업가들이다. 스타트업들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바꾸려고 하면 항상 대기업이나 정부라는 큰 벽에 부딪히는데, 대부분 몇개월 또는 몇년 시도해보고 포기한다. 하지만 위에서 예를 들은 Aereo나 Tesla Motors와 같은 disruptor들도 우리는 간혹 볼 수 있다. 특히 Elon Musk는 이러한 disruption을 3번이나 하고 있다. PayPal로 온라인 결제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고, Tesla Motors로 전기자동차 산업을 바꾸고 있으며 SpaceX로 항공우주산업을 뿌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갓 시작한 스타트업보다 모든면에서 유리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이나 정부와 정면으로 싸우는건 쉽지않다. 하지만, 이들을 이길 수 있는 무기를 스타트업들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바로 “민첩성”과 “빠른 실행력”이다. 이는 대기업과 정부가 절대로 가질 수 없는 특성들이며,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특성이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여러분야에서 disruption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자동차 딜러 시스템은 오랫동안 문제없이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Tesla도 이런 관행을 지켜주길 바랍니다.”라고 전미자동차딜러연합의 의장 David Westcott이 Elon Musk에게 경고했다. 이런 구시대적인 사고방식과 관행을 보란듯이 깰 수 있는 disruptor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

한국 대기업들도 할 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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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잘 알고 내 블로그나 책을 읽으신 분들은 내가 대기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 것이다. 오늘은 대기업들의 편을 좀 들어보려고 한다: 솔직히 대기업 편드는건 아니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몇 마디 한다는게 맞을 듯. 오늘도 한 흥분하고 화난 창업가한테 한국의 대기업들이 벤처기업들을 죽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백번 들었던 익숙한 이야기이다. 벤처기업이 좋은 서비스를 시작하니까 대기업에서는 이를 인수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들이 직접 똑같은 서비스를 시작해서 결국 유망한 벤처기업을 죽였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런것일까? 미국 대기업들은 무조건 직접 하지 않고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한국 대기업들은 무조건 스타트업을 인수하지 않고 자기들이 다 하려고 하는것일까? 겉으로만 보면 맞는 말이다. 숫자로 보면 한국에서는 작은 스타트업들이 대기업한테 인수되면서 exit하는 사례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미국, 특히 실리콘 밸리와는 너무나 대조된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잘못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미국의 M&A 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는 이유는 대기업들의 마인드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아주 매력적이고 섹시한 스타트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미국의 대기업들의 문화는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생각이나 전략은 같다.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서 고객을 만족시키면서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혁신이나 새로운 서비스는 작은 스타트업들이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반응이 좋으면 대기업들의 레이다망에 걸린다. 돈이 될 서비스라는 판단이 서면 대기업 인력들은 여러가지 시장 조사와 내부 연구를 통해서 스타트업을 통째로 인수하는게 더 좋을지 아니면 본인들이 직접 하는게 더 좋을지 고민을 한다. 기술적 장벽도 별로 없고, 사용자들의 engagement도 아주 높지 않으면 주로 대기업에서는 무식하게 돈과 사람을 투입해서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해 버린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 이런 경우가 한국 보다는 미국이 훨씬 더 많다 – 그냥 그 스타트업을 통째로 사버린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유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기술적 장벽 – 대기업이 따라잡기 힘들거나 따라잡을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어려운 기술
2. 사용자 수 – 이미 tipping point를 넘었기 때문에 아무리 투자를 많이해도 사용자 수를 따라잡을 수 없는 경우
3. 사용자 engagement –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많은) 서비스를 너무 잘 만들어서 사용자들이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사용하는 서비스일 경우
4. Team – 실리콘 밸리에서 유행하는 acq-hire(acquire + hire). 제품은 별 볼일 없지만(좋은 경우도 많다) 팀원들, 특히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맘에 들 때

이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에서 대기업들이 작은 스타트업들을 인수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위에서 나열한 4가지를 다 가진 스타트업들은 거의 없고(있으면 말해주세요), 이 중 하나라도 보유한 매력적인 회사들이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자선단체도 아닌데 후진 스타트업들을 뭐하러 인수하는가? 본인들이 직접하면 더 빠르고 잘 할 자신이 있으면 직접 하는 거다. 근데 왜 이걸 욕하는지 잘 이해가 안간다. 언론에서는 마치 대기업들이 작은 회사들을 죽이는 것처럼 기사를 쓰는데 이건 정말 아닌거 같다. 물론,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돈과 영향력을 부당하게 사용해서  작은 회사들의 비즈니스를 방해하면 욕을 먹어도 싸지만 남의 서비스를 카피해서 더 빠르고, 좋고, 싸게 제공하는 건 욕을 먹어야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소비자들한테는 좋은, 아주 칭찬받을만한 일이다.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자유경쟁 시장에서 남이 하는 서비스를 베끼는건 욕할 수 없다.

얼마전에 Altos Ventures Han Kim 선배의 Snapchat 이야기를 읽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포인트를 정확히 잘 지적해 주셨다. 스냅챗이라는 LA 기반 스타트업의 소셜서비스가 10대들에게 불같이 퍼지는걸 감지한 Facebook은 ‘Poke’라는 똑같은 자체 서비스를 만들어서 출시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그만큼 스냅챗의 팀은 시장과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대단한 페이스북마저 스냅챗을 따라잡지 못했다. 솔직히 큰기업들이 자만하면서 스타트업을 그대로 카피했다가 재미를 별로 못 본 이런 사례들은 미국에 많다. 한국은 이와 약간 다른거 같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카피하면 훨씬 더 성공적인 서비스를 만드는데 그걸 가지고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죽인다고 욕하면 안된다. 애초에 그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별로였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발생한거다. 시장에서 먹히지도 않는 허접한 제품을 만들어 놓고 대기업이 베껴서 더 잘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죽이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 이제 좀 질린다. 그렇게 억울하면 대기업이 따라해도 이길 자신이 있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만들어라. 그러면 큰 회사에서 인수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우리 회사는 만약에 실리콘 밸리에서 창업했다면 분명히 야후나 구글에서 인수했을텐데 한국에 있어서 exit을 못 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그럼 실리콘 밸리로 가서 야후나 구글한테 팔아보라고 말해보고 싶다. 그럴 자신 없으면 그냥 닥치고 좋은 제품 만드는데 집중해라. 한국의 M&A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대기업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하는게 아니라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섹시한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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